5일 미국의 새 대통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되든 남은 임기 4년여를 정상회담을 비롯해 내내 같이 지내야할 파트너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이 대통령이 긴장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채널을 통해 시시각각 개표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 점심때는 한승주 전 외무장관 등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하고, 미 대선 이후 외교정책 전반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대통령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한미관계, 북핵문제, 남북관계 등 정책기조에서 상당 정도 궤도수정과 코드맞추기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가 북한과도 직접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는 등 해법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부조화, 불협화음의 불가피성을 예견하기도 한다.

이같은 정책 측면과 달리 두 지도자가 밖에서 우려하는 정도보다 결국 호흡을 잘 맞춰갈 것이라는 예측 역시 두 진영 모두에서 나온다. 삶의 궤적과 철학은 달라도 국정운영에서의 현실주의적 접근방식이나 역경을 뚫고 자수성가한 경험, 퍼스낼리티 측면에서의 공통점에 주목하는 분석이다. 오바마 캠프의 북한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오바마 후보가 리버럴하지만 상당히 현실주의적이고, 이 대통령이 보수적이면서도 현실적이어서 두 사람간에 분명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케인 후보가 부시 행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을 경우 미국의 대외정책에 큰 변화 없이 지속성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비교적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 공화당 정권 8년동안 형성해온 대미 외교라인 자체가 큰 자산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