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국도 관심 5일 오전 미 대통령선거 개표과정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자료정보센터에서 한·미 관계자들이 TV로 지켜보고 있다. 임정현기자

미국 대선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은 선거 결과에 예의주시하면서 자국에 미칠 상황을 분석하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인들은 펍에 모여 미국 대선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오바마가 지난 7월 방문시 20만명의 ‘오바마니아’ 들이 집결했던 독일은 “세계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기 때문에 유럽인들에게도 중요하다”며 개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4일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일부 오바마 지지자들이 ‘굿바이 조지(존 매케인)’ 작별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케인을 지지하는 유럽인들은 “깜짝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매케인을 여전히 ‘전쟁 영웅’으로 치켜세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동을 순방중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어느 후보가 승리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면서 사우디의 알 아라비아 TV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역사가 이뤄졌다”고만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본은 대선 이후 미일관계와 미국의 대북한 정책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양국의 동맹관계는 굳건히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정책에서는 매케인 후보가 북핵문제와 납치 피해자 문제 등에서 비교적 강경한 반면 오바마 후보는 유연하다는 점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전 총리와 부시 대통령이 구축했던 ‘밀월관계’는 다시 탄생하기 힘들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협조 여부가 대미 관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정권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북한과 일본 양자간의 문제로 국한해 대북 관계 개선에 나설 경우 미일 관계가 금이 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대만 외교부도 외교부내에 직접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대만 외교부가 미국 동부와 서부 등 각지역에서 진행되는 투개표 등 선거결과를 신속하기 위해 외교부내에 상황실을 설치했다고 4일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 천밍정(陳銘政)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외교부에 마련된 상황실은 투표를 시작한 직후부터 미 대선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파악해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행정원 등에 보고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확정되면 마 총통 이름으로 미 대통령 선거 당선자에게 즉시 축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만과 미국 양측의 우호적인 발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델 카스트로(82)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4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이날 국영 신문들에 기고한 글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오바마가 매케인보다 지적이고 문화적이며 분별이 있다”며 “매케인은 늙었고 호전적이며 무식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후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지는 유보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세계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우려가 오바마의 마음 속에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