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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여론 조사 지지율을 살펴보면 오바마가 비교적 여유있게 대선 정국을 이끌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산출하고 있는 정치 전문 인터넷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를 기준으로 10월29일부터 투표일 전날인 11월3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매케인을 평균 7.6%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년 전인 2007년 11월 초 여론조사 당시만 해도 매케인이 각종 여론조사에 2~19% 포인트 차이로 오바마를 앞서고 있었다. 이 같은 매케인의 우위는 1월 중순까지 이어졌으나, 민주당 당내 경선이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언론의 관심도 오바마를 비롯한 민주당 경선주자들에게 쏠리면서 지지율에도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1월 중순들어 오바마가 매케인을 제치기 시작했으나, 이후 3월까지는 다시 오바마와 매케인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 양상을 보였다.

오바마가 승세를 잡기 시작한 것은 5월 중순 들어서다. 당시 IBD/TIPP 여론조사에서 11%포인트의 우위를 보인 것을 필두로 각종 여론 조사에서 모두 오바마가 매케인을 앞서나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8월8일 러시아가 그루지야 공화국을 침공하고 국제사회에 ‘신(新) 냉전’ 기류가 흐르면서 지지율이 또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보 문제가 대선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전쟁 영웅’ 출신인 매케인이 오바마보다 더 여론의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매케인의 지지율은 9월초 세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깜짝 발탁한 뒤 더욱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른바 ‘페일린 효과’였다. 9월5~7일 실시된 USA투데이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은 오바마를 10%포인트까지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9월12일 리먼브러더스 붕괴를 시작으로 월스트리트의 몰락이 본격화되면서 매케인의 인기도 추락하기 시작했다.

경제 실정(失政)에 대한 여당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매케인 후보에게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멍에가 씌워졌기 때문이었다. 9월20일부터 대선 직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단 한 차례도 우위를 뺏기지 않았다. 공화당측이 한때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배관공 조’ 사건으로 오바마를 일순간 몰아치며 격차가 2~5%포인트까지 줄기는 했으나 역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