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2차 경기부양책’ 등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 3분기(7~9월)에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 경제의 침체 속도가 비교적 완만해지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한국 경제의 경기둔화 속도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미FTA 재협상 또는 내용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오바마 후보는 “현재의 금융위기는 부시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금융규제는 강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후보 측근들은 벌써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6가지의 금융감독 원칙을 제시해놓고 있는 상태다.

오바마 후보는 또 금융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중산층 및 저소득층에 대한 재정지출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재정확대 및 감세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후보의 취임 이후 강력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후보는 이미 ▲100억달러 규모의 주택압류방지기금 설치 ▲실업수당 수혜 기간 연장 및 실업수당 과세 유예 ▲중소기업 대출확대 등 600억달러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놓은 상태다.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상속세 면세 기준 확대 및 최고세율 인하 ▲법인세율 현행 35%에서 2015년까지 25%로 인하 ▲2013년까지 설비투자에 대해 전액 감가상각(비용처리) 허용 등 강력한 경기진작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오바마 후보는 ‘강(强)달러 정책’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 달러화 강세(달러화 가치 상승)를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상당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띨 경우 최근 원화 약세(미 달러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외환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질 경우 한·미간의 통상 마찰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권성태 한국은행 구미경제팀장은 “미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