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성태(오른쪽)한은총재가 선서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연수기자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주요 이슈가 됐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 대책을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감세와 민영화 정책 등 정부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방향의 포기와 달러 확보 대책마련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19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큰 틀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며 “신속하게 국회에서 동의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은 사전 배표한 질의자료에서 “9월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각국 중앙은행은 정부와 보조를 맞춰 금융안정을 위해 발빠른 대처를 해왔다”며 “늦었지만 우리도 19일 금융안정대책이 발표돼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외화 유동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더니 갑자기 정부 대책이 발표됐다”며 “적어도 주요 인사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솔직히 밝히고 정부 대책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봉균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가 내놓은 대책 자체를 나무라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미국마저 그간 유지해온 금융시장 원리를 포기하면서 정책을 펴는 마당에, 이명박 정부는 선거공약을 금과옥조처럼 지키면서 감세와 민영화를 고집하니까 정책에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효석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외화유동성 지원을 위해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외환보유액을 함부로 환율시장에 써서는 안되며, 통화 스와프 등 달러확보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운태 무소속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국제시장에서 달러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데, 이들에게 지급보증을 맡기는 게 실효성이 있느냐”며 “국회 동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한국은행이 보증하도록 하고,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강화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