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놓고 정치권은 20일 교섭단체 간 원내대표 회담을 여는 등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조속한 국회 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민주당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 교체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협의를 거쳐 마련한 금융위기 대처방안이 시장에 상당한 안도감을 주고 있다”며 “이번 대책은 여야 간 협조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가기 어려운 만큼,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야당은 벌써 여러 번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초당적 협조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서약하다시피 했다”며 “전제조건을 붙이거나 다른 이유를 앞세우는 것은 초당적 협조가 아니라 ‘당파적 협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민주당, 선진·창조당의 모임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정부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국회 동의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부가 지급보증 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즉각 동의해야 한다”며 “여야는 지급보증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안정화 방안은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국회 동의를 위해서는 경제팀 경질과 감세안 철회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금융안정대책은 국익의 관점에서 논의해야겠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과 국민의 불신을 해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경제팀 경질, 종부세 등 부자감세 법안 철회,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100% 지급보증, 일자리 부족 등을 감안한 예산안 재조정,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민영화 유보 등 5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정부대책에 동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