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지난 주말에도 금융위기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20일 세계 ‘20대 은행’ 중 하나인 금융그룹 ING에 100억유로(17조6000억원)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ING와 네덜란드 재무부, 중앙은행 등이 주말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100억 유로를 ‘일시적’으로 ING에 투자하고, 이 회사의 지분 8.5%를 소유하게 된다. ING는 제 3자 배정방식에 따라 신규로 발생하는 우선주를 모두 정부가 인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게 된 ING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올 사업연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익을 모두 유보하며 경영진 급여도 재검토하기로 재무부, 중앙은행과 합의했다고 AP는 전했다. ING는 금융위기와 자산가치 하락으로 올 3분기(7~9월)에 5억유로의 손실이 예상됐었다. 17일 주가가 24%나 하락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급히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5000억파운드 규모의 구제 금융을 시행하기로 한 영국도 공적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후퇴를 막기 위해 더 많은 금융 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럽 각국이 잇달아 금융 위기 대응책을 마련한 것과 관련,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 각국의 금융 구제 노력으로 은행간 대출과 개인 대출 등이 원활히 이뤄지는 등 은행이 정상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유동성 회복과 은행 장기예금 보호를 위해 700억디르함을 투입키로 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중남미 6개국 정부와 중앙은행 총재는 19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모여 금융위기 대응안을 협의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의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중남미 차원에서의 공동 대응 방안 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