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폐막하는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 장애인체육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 만족과 아쉬움 =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로 종합성적 14위를 목표로 했다. 17일 한국은 경기가 없는 가운데, 이날 오전 현재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13개를 따내 종합 13위를 기록 중이다. 종합순위에서는 목표를 달성한 셈. 그러나 사격에서 금 4, 은 3, 동메달 2개를 수확하고, 양궁과 보치아 각각 2개, 육상과 탁구에서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을 따 이번에도 역시 메달 종목의 편중현상을 탈피하지 못했다. 특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시각축구와 유도, 휠체어 펜싱 및 휠체어 테니스에서는 단 1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해 이들 종목에 대한 집중투자와 관심이 필요함을 실감케 했다.

◆ 인간승리 릴레이 드라마 = 장애인 특화종목인 보치아에 출전해 사상 첫 2관왕이 된 박건우(18)는 뇌성마비1급의 중증장애인임에도 구김살 없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돼 관심을 끌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홈페이지에는 박건우가 언제 입국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할 정도. 또 경기보조원인 부인 박경순씨의 사랑에 힘입어 사격 2관왕을 달성한 이지석(34)에게는 두 사람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주제로 한 방송 제의도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수영계의 박태환’이라는 별명을 가진 민병언(23)과 여자 수영의 ‘얼짱’김지은(25)은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모든 종목 결승에 오른 실력과 끈질긴 투혼으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2004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육상에서 휠체어를 타고 100ｍ와 200ｍ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홍석만(33)은 이번 대회에서도 400ｍ 금메달과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잘생긴 외모와 함께 비장애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 외국 스타선수 = 베이징올림픽 수영 마라톤에서 25명 중 16위를 차지, 인간 승리의 감동을 연출했던 외발 여자 수영선수 나탈리 뒤 투아(24·남아프리카공화국)는 장애인올림픽 5관왕 2연패를 달성했다. 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들과 당당히 겨뤘던 외팔 탁구 소녀 나탈리아 파르티카(19·폴란드)는 개인전 장애 10등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비장애인 올림픽 출전문제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1·남아프리카공화국)도 남자 100ｍ T44(절단 장애인들이 벌이는 트랙경기)와 200ｍ T44에서 2관왕이 됐다.

김윤림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