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이 16일로 폐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인간승리 감동의 스토리는 추석연휴에도 계속됐다.

15일 남자 수영 배영 50ｍ S3(장애 3등급)에 출전, 값진 은메달을 수확한 민병언(23·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은 희귀 중에서도 희귀병을 앓고 있지만, 장애와 편견을 건너 마침내 인간승리에 ‘터치패드’했다.

‘장애인 수영계의 박태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이날 예선이 끝났을 때만 해도 금메달이 유력했다.

45초85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 결승전 25~30ｍ까지도 ‘금빛역영’이 현실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근소한 차이로 뒤지던 옆 레인 중국의 두지안핑이 이때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민병언보다 한 팔 정도 빨리 골인했다. 민병언은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나오면서 수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렸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눈물이 났다”면서 “하늘이 여기까지밖에 도와주시지 않는 것 같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팔목과 무릎 아래 부분이 다른 장애인에 비해서도 유난히 가늘다. 팔목과 발의 근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만큼 물을 손으로 잡아채 뒤로 밀어낼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자유형에서 대부분 선수가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손으로 물살을 뒤로 끌어당길 때에도 그는 하늘을 보고 팔 전체를 뒤로 회전시키며 물살을 가른다.

민병언의 팔다리가 이렇게 가는 것은 한국선수단 77명 중 유일하게 진행 중인 희귀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우리말로 감각신경장애증으로 불리는 이 병은 뇌의 명령이 신경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근육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병으로 초등학교 3학년때 나타났다.

민병언은 “목표했던 45초 안에 들어와 만족한다”면서도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장애인 수영의 무궁한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이밖에 남자양궁팀은 단체전 리커브 결승전에서 중국을 209-20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단체전 패배를 설욕했고, 홍석만(33·제주도장애인체육회)은 남자 육상 800ｍ T53(휠체어를 타고 트랙에서 하는 경기) 종목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이날 오전 현재 금메달 9개 등으로 종합 14위를 달리고 있다.

김윤림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