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소강상태였던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9일부터 대학생들의 본격적인 참여로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막 순타라 총리가 대화거부와 국민투표 강행 입장을 거듭 밝힌 가운데 상원의장이 중재에 나서는 등 물밑접촉도 활발해 태국 시위는 앞으로 2~3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일간 네이션지 인터넷판은 80개 대학의 학생 4000여명이 9일부터 11일까지 3일동안 동맹 휴업을 결정, 수업과 시험을 거부한 채 13일째 계속되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의 정부종합청사 점거 농성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8일 보도했다. 경제 위기를 우려한 각계의 시위 중단 요구로 한동안 잠잠하던 태국 정국이 이로 인해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대학생들의 정부종합청사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PAD청년연합’은 “대학생들의 동맹휴업은 일시적인 개인 감정이 아니라 현 정국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3일 동안 시위에 동참 한 뒤 상황에 따라 동맹 휴업 기간의 추간 연장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콕뿐 아니라 송클라대학 핫야이캠퍼스 학생들도 이미 수업거부와 함께 시위에 동참하는 등 집권당인 국민의 힘(PPP)의 지지 기반인 남부지역 대학생들의 수업거부도 잇따르고 있다. 사막 총리는 학생들의 시위 참여에 대해 “학생들의 정치적 행동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했다.

사막 총리가 PAD측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자신이 제안한 정국수습용 국민투표를 강행할 방침임을 밝히면서 대치 국면이 장기화되자 이를 중재하려는 물밑 대화 접촉도 진행되고 있다.상하 양원의 합의에 따라 사태 해결의 중재자로 나선 프라솝숙 분뎃 상원의장은 지난 주말 군부 지도자들을 만나 “시위대 강제진압과 쿠데타 시도는 없을 것”이란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PAD측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8일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