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시작한 봉사를 남몰래 11년째 계속해온 것뿐입니다. 이런 일이 알려져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지만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청바지 아가씨’를 부른 가수 박상민(43)씨가 7일 제9회 사회복지의 날을 앞두고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시티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상민씨는 11년간 40억원 이상을 남몰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고, 장애인과 소아암환자들을 위한 자선공연 등 꾸준히 선행을 베풀어 온 것이 알려져 수상자가 됐다.

박씨는 이날 수상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1년전 주변 지인들의 소개를 받고 전신마비로 병상에 누운 스포츠선수를 방문했던 것이 봉사활동의 계기가 됐다”며 “그날 저의 가까운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절감하고 시간을 쪼개서 봉사활동과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후 장애인과 소아암환아 및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기부와 공연을 했다”며 “고아원과 장애인 단체에서부터 환자 4, 5명만 있는 곳까지 어느 곳이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전국 곳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개인적인 봉사활동뿐 아니라 여러 자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씨는 ‘소아암 어린이 돕기’등 5개의 자선단체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각장애인 달팽이관이식을 돕는 단체인 ‘사랑의 달팽이관’에서 3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씨는 “그동안 봉사를 하면서도 이것이 알려지는 것을 극구 사양해 왔다”며 “나 자신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선행이 알려져 도움을 받는 분들의 신원이 알려지면 그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봉사계획을 묻자 박씨는 “지금처럼 이웃에게 드러나지 않게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게 말했다.

정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황명준(68) 수원시연무사회복지관 관장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는 등 사회복지 유공자 127명을 포상했다. 황 관장은 39년간 무의탁노인과 장애인 등 저소득층 주민들의 복지사업에 헌신해왔다. 신용택(62) 천성직업재활원 원장과 조경현(62) 부산복지개발원 원장에게는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고(故) 이봉은(전 경신복지의원 원장)씨 등 8명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또 홍정혜(여·63) 강남구 가정복지센터 관장 등 11명이 국무총리상을, 가수 박상민(43)씨 등 105명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날 기념식 직후 열린 ‘전국사회복지전진대회’에서는 원불교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전진대회 본상을 수상했고, 김옥순 마리아 수녀회 대표이사가 우봉봉사상을 수상하는 등 36명이 대회표창을 받았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