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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이 13원 이상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오른 1064.5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후 9시40분쯤 전날보다 13.5원 급등한 1076.0원까지 상승했다. 오전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1.5원 오른 1074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현수준에서 거래를 마칠 경우 2004년 11월17일(1081.4원, 종가 기준) 이후 3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세력의 강력한 달러화 매수세와 투신권의 환위험 회피(헤지)를 위한 달러 수요가 겹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며 “올 9월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 등에 따라 외환당국이 강력한 실탄 개입(달러화 매도)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매수 심리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역외세력이 환위험 회피 비율을 높이기 위해 달러화 매수를 강화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85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의 미 달러화 매도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이번 주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민 기은SG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치상승)”라며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전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날 오전 10시까지 외환당국의 개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 이사는 “최근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 7월과 같은 매우 강력한 개입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른 감이 있기 때문에 오후장까지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당국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시장에 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