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취임 6개월을 맞이해서야 트레이드 마크였던 ‘MB노믹스’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은 각종 인사 실패와 쇠고기 파동 등으로 지지율 급락속에 ‘이명박표’ 경제정책을 내놓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촛불국면이 잦아들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 회복과 함께 8·15를 기점으로 공기업개혁방안, 부동산 경기활성화 대책, 규제개혁방안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책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길었던 준비기간 =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경제살리기’임에도 불구하고 출범 이후 6개월간 이명박 정부는 이렇다할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원자재와 유가의 급등과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 외부 악재 속에 경제팀의 오판으로 인한 고환율 정책은 물가상승을 부채질 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잘못된 상황판단은 지지도하락과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MB 노믹스’에 대한 추진력을 상실시켰다. 결국 정부는 7월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 내외에서 4%대 후반으로 내렸고, 취업자 증가 수도 35만명 내외에서 20만명 내외로 하향조정했다. 대운하특별법 제정 추진 등 출범초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대선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좌초됐다. 공기업 민영화도 애초 60~70개가 대상기업으로 언급됐지만, 지난 11일 정부의 1차 선진화 계획에는 27개에 불과했고 2, 3차계획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당초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교육개혁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MB노믹스’ 성공할까 = 일단 출범초기와 달리 주변 여건은 상당히 좋아졌다. 최근까지 우리 경제를 짓누르던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한 풀 꺾였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해 경제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또 82일만에 18대 국회가 문을 열어 청와대가 ‘개원국회 정부 중점 추진 법안’으로 추진중인 출자총액제 폐지, 지주회사 규제 완화 등 규제개혁 법안과 감세 법안들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15일 단행된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특별사면도 투자활성화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는 21일 부동산 정책 발표를 시작으로 향후 공기업 선진화 2차방안, 2단계 대학자율화방안, 세제정책, 국가에너지 종합계획 및 금융선진화 방안 등 ‘이명박표’정책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이 정책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느냐에 따라 ‘MB노믹스’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