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사상 첫 메달 희망을 쏴올렸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7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 D조 1차전에서 박주영(서울)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다 후반 막판 조르주 만젝에게 만회골을 내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 우승팀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로 꼽히던 카메룬을 맞아 무승부를 이룬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8강, 나아가 남자축구 사상 첫 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하다는 게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의 평.

특히 그동안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골 걱정’을 자아냈던 대표팀 대표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부활골을 터뜨림으로써 앞으로 남은 이탈리아(한국시간 10일 오후 8시45분·친황다오)-온두라스(13일 오후 6시·상하이)전에서의 필승선전을 가늠케 하면서, 대표팀에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승점 1을 얻은 한국은 이날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온두라스를 3-0으로 꺾은 이탈리아에 이어 카메룬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각조 2위까지 진출하는 8강에 밝은 청신호를 켰다. 게다가 한국이 직전 대회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도 첫 경기상대였던 그리스와 2-2 무승부를 이룬 뒤, 1승2무로 조 2위를 차지, 8강에 올랐던 기억을 갖고 있어 첫 과제인 8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게 됐다.

올림픽대표팀은 이근호(대구)-박주영을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백지훈(수원)-이청용(서울), 중원을 조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정우(성남)-기성용(서울)을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을 짰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동진(제니트)-김진규(서울)-강민수-신광훈(이상 전북)이 늘어섰고 정성룡(성남)이 골문을 맡았다. 한국은 후반 신영록(수원)이 교체 투입되면서 활기를 찾았고, 다소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던 후반 23분 박주영의 선제골이 터졌다.

박주영은 왼쪽 페널티 외곽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쪽 골문을 노리고 감아찼고 공은 수비수 사이를 빠져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김동진이 수비수 사이에서 발을 댔지만 발끝을 스치지 않았다. 그동안 손발을 맞춘 세트피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 그러나 13분뒤, 카메룬의 만젝에게 만회골을 내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 감독은 “첫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싸웠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이탈리아전에서 잘 싸우면 문제 없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또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맏형’ 김정우는 “아쉽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충분히 8강에 오를 수 있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A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코트디부아르에 2-1 승리를 낚았다. 또 브라질이 C조 1차전에서 벨기에를 1-0으로 누른 반면 B조의 일본은 미국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김윤림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