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일부터 각 종목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한국의 진종오와 북한의 김정수는 9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예선전 발사대에 오른다. 진종오는 이 종목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고,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정수도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진종오와 김정수는 2004 아테네올림픽 50m 공기소총에서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었다. 2006 월드컵 대회 10m 공기권총에서는 진종오가 금메달, 김정수가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유도에서도 남북 대결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남자 60㎏급 한국의 최민호와 북한의 김경진, 여자 48㎏급에는 남측 김영란과 북한 박옥성이 출전한다. 한국 유도의 첫 금메달 기대주인 최민호는 북한 선수보다 한 수 위 기량으로 평가받는다. 남과 북 선수들은 조 편성 결과에 따라 예선-패자부활전-조 결승-패자 결승 등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다. 남녀부 경기 모두 오후 1시부터 시작되며 밤 8시쯤 남녀 결승전이 차례로 벌어진다.

10일에는 세계 랭킹이 부족한 여러 나라들과 함께 여자 체조 혼합팀을 이룬 남측의 조현주, 북측의 홍은정·차영화가 단체전 예선을 치른다.11일에는 북한 선수단 최고의 스타 계순희(여자 유도 57㎏급)에게 한국의 강신영이 도전장을 던진다. 남자 유도 73㎏급에서는 한국의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인 왕기춘이 북한의 김철수와 경쟁한다. 12일부터는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경기에서도 남북 대결이 예고돼 있다. 역대 올림픽에서 남과 북은 직접적인 대결은 아니지만 8강 또는 4강전에서 일본 등 다른 나라를 대신 꺾어주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도움을 준 경우도 있었다.

베이징 = 올림픽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