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이징올림픽에도 장애와 질병을 극복하고 당당히 경쟁에 나서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많다.

프랑스 사격 대표팀의 베로니크 지라르데(43)는 2살 때 한쪽 시력을 잃었지만 16살 때 클레이 사격에 입문해 클레이 피전에서 4차례나 세계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는 7년 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올림픽 정식 종목인 스키트로 종목을 바꿔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부친의 권유로 사격에 눈을 뜬 지라르데는 “사격은 시력보다는 정신집중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자 마라톤 수영 10㎞에 도전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24)는 7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지만 수영으로 장애를 극복했다. 2002영연방대회 자유형 800m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결승에 오르며 6관왕의 이언 소프를 제치고 최우수선수 영예를 차지한 투아는 4년 전 아테네에서는 패럴림픽에 출전해 5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정상적인 발차기가 불가능해 짧은 거리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뒤 투아는 지난 5월 열린 오픈워터 세계선수권 여자10㎞에서 2시간2분7초8로 4위에 오르며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뒤 투아는 20일 오전 여자 마라톤 수영 10㎞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미국 수영 대표팀의 에릭 섄토(24)는 지난달 초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 직전 고환암 진단을 받았지만 평영 200m 출전권을 확보했다. 수술을 미루고 올림픽 출전을 선택한 섄토는 14일 오전 메달에 도전한 후 20일쯤 미국으로 돌아가 일주일 후 수술을 받을 예정. 아테네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은메달리스트 키스 스마트(30·미국)는 지난 3월 혈소판이 줄어드는 희소병인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진단을 받았지만 두 달간 집중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끝에 결국 베이징 입성에 성공했다. 2년 전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지난 5월에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마저 잃은 스마트는 유력한 메달 후보답게 “이제는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고 긴장하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동윤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