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와∼골이다! 카메룬과의 축구 조별리그 D조 경기가 열린 7일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응원하던 시민들이 후반 23분 박주영의 선취골에 환호하고 있다. 김호웅기자

7일 오후 카메룬과의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을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올림픽 거리응원전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대~한민국’ 함성을 높인 것과 동시에 부산, 대구, 경기 수원, 충남 태안 등 전국 곳곳에서도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대야를 녹여버릴 듯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청계광장 응원전은 경기 시작(오후 8시45분) 3시간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올림픽위원회는 청계광장에 300인치짜리 대형 스크린 2대와 디지털 성화대를 설치하고, 바닥에는 축구장의 모습을 형상화한 매트를 깔아 마치 실제 경기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록그룹 ‘노브레인’과 응원단 공연, 디지털 성화 봉송식 등이 펼쳐지면서 광장 일대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찼다.

전반 6분 공격수 이근호의 슛이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비껴가는 등 기다리던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후반 23분 박주영의 프리킥으로 기다리던 첫 골이 터지자 청계광장은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대~한민국’, ‘박주영 짱’을 외쳤다. 약 10분 뒤 상대의 골로 동점이 되며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힘 내라 힘’ 등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고, 시민들은 아쉬움 속에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해산했다. 퇴근길에 응원전에 참가했다는 서준석(35)씨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잘싸웠다”며 “일요일(10일)에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경기에는 온 가족이 함께 나와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온천천 광장,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 충남 태안 청포대 해수욕장 등에서도 각각 수천명씩의 시민들이 운집해 열대야를 녹일 듯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당초 경찰은 거리응원이 불법 가두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히고 청계광장 인근에 70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거리응원단이 청계광장을 선점하는 바람에 이날 예정됐던 청계광장 촛불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