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은 올림픽의 절반으로 불린다. 그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신비주의’의 전통을 지킨다. 특히 성화의 불꽃이 메인스타디움의 성화대에 최종 점화되는 찰나야말로 세계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엄숙한 순간으로 자리잡는다.

인류 평화의 대제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 오후 “남북한의 공동 입장을 위해 최후의 일분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순간에 남북 공동입장이 성사된다면 베이징올림픽은 또 하나의 깜짝 이벤트를 세계에 선사하게 된다.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 올림픽 개막식이다.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올림픽조직위원회(BOCOG)의 공개로 개막식의 전체적 윤곽은 드러났다. 그러나 개막식의 화룡점정인 ‘최종 성화주자에 의한 성화 점화 방식’은 끝내 비밀에 붙여진 상태다.

개막식은 8일 저녁 8시 정각에 공식 시작된다. 장허핑(張和平) BOCOG 개폐회식 담당 부장에 따르면 개막식은 ▲28개의 식전행사(오후 5시45분~7시) ▲관객 입장과 안내(7시~7시56분) ▲카운트 다운(7시56분) ▲예술공연(8~9시) ▲선수단 입장(9~11시) ▲개회선언, 오륜기 입장, 선수선서(11시~11시30분) ▲불꽃놀이(11시30분)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올림픽’으로 명명한 예술공연은 ‘찬란한 문명’과 ‘휘황찬란한 시대’를 주제로 1시간 동안 펼쳐진다.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예술공연은 반만년의 중국 역사와 문명, 비약적인 경제성장, 세계로 비상하는 미래 모습 등을 담아 상하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예술공연의 마지막 대목에서는 대회 테마송 ‘영원한 친구’(Forever Friends)가 소개된다. 주제가는 영국 출신의 팝페라 가수 세라 브라이트먼, 중국의 가왕(歌王) 류환(劉歡)이 혼성 2중창으로 부른다. 이 노래는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가 전 세계에 공모해 접수한 5만여곡의 노래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한 곡이다.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가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BOCOG는 항간에 나돌았던 ‘기마(騎馬) 점화’나 ‘불 뿜는 용’, 혹은 ‘봉황의 귀환’을 이용한 점화방식 등은 모두 배제된다고 밝혀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은 개막식 당일 중앙정부와 베이징시정부의 모든 기관과 기업 및 단체들에 하루 휴무를 통보했다. 시간대별로 교통통제도 이뤄진다.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할 불꽃놀이 때는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를 포함해 시내 32개 지점에서 일제히 불꽃놀이가 벌어져 오륜마크, 2008개의 웃는 얼굴, 혜성 등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중국 정부가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는 것은 개막실 날씨다. 집중폭우라도 쏟아지면 수년간 공을 들여온 예술공연을 취소하거나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 중국기상국은 개막식 당일 소나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개막공연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라지만 인공강우를 통해 개막식 직전에 구름씨를 말리겠다고 공언했다.

베이징= 허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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