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를 상대로 15-3의 대승을 이끌어 낸 베이징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6일 “올림픽을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나게 돼서 기쁘다”면서 “남은 일주일을 지금의 컨디션과 무드로 이어가서 첫 경기 미국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한 인터뷰에서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지치니까 머리가 아프다”라며 “선수들이 정말 잘 쳤다.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쿠바가 전력을 감췄기 때문에 한국이 이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쿠바가 우리에게 졌지만 그게 다 전부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오늘 좌완 에이스 빼고는 쿠바의 웬만한 투수는 다 나온 만큼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1회초 찬스에서 2타점을 올린 김동주는 “이긴 게 좋긴 하지만 쿠바는 자기실력의 10%도 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제가 알기로는 160㎞ 이상을 던지는 투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쿠바 타자들을 상대로 4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 낸 봉중근은 “쿠바 타자들이 힘과 스윙이 좋지만 낙차 큰 커브나 체인지업에 약한 만큼 우리 투수들이 제구가 되고 강약 조절이 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쿠바의 파체코 감독은 “투수들이 제 몫을 못했다. 한국팀이 실력이 높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으며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일본과 함께 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높게 평가하고, 쿠바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양보한 것은 없다. 언제나 제 기량을 발휘하며 경기에 나간다”고 반박했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