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하자보수 기간 내에 집중 발생한 KTX의 동력전달장치(트리포드) 불량 사고 처리를 놓고 프랑스 알스톰사의 주장에 밀려 35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보도(문화일보 7월30일자 8면 참조)와 관련, 코레일은 “KTX를 고속철 전용선이 아닌 기존 일반 철도로 운행해 생긴 부품 피로도 증가가 원인이라는 알스톰사 측의 주장을 감안해 협상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고속철 전용으로 설계된 KTX차량이 현재처럼 일반 철도(호남선 대전 이남, 경부선 대구 이남) 구간을 계속 운행할 경우 3만5000여개에 이르는 고속철 차량 부품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차량 수명 단축과 보수 비용 증가를 촉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하는 것이서 주목된다.

코레일은 30일자 설명자료를 통해 “KTX차량의 무상 하자처리 기간은 2년이지만 설계 불량 등으로 인한 고유결함은 5년이 무상 보수 기간으로 트리포드, 공압스프링 등 총 25건의 차량 고유결함에 대한 하자처리를 알스톰사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스톰사가 KTX의 기존선 운행에 따른 영향으로 부품 피로가 증가돼 해당 부품이 파손된 것으로 주장해 기존선 운행 부분을 감안, ‘적정한’ 협상을 진행한 결과 트리포드 전면 교체용 예산의 55%를 코레일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학계의 한 관계자는 “코레일이 이렇다 할 기술적 검증 없이 알스톰사 측이 책임져야 할 고유결함 부품에 대해 55%의 한국 측 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고유결함 무상 보증 기간이 만료되는 2009년까지 발생할지도 모를 여타 하자에 대한 책임을 코레일 측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