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담 전화에 전화 벨소리가 두렵다.”

촛불시위로 영업상 피해를 본 서울도심 광화문 일대 상인들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대가’를 이렇게 치르고 있다. 불법·폭력 시위로 인한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 법에 호소한 상인들이 시도때도 없는 협박에 시달린다면 그것은 피해 상인의 고통 차원을 넘어 법치주의 그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대책회의가 25일 원고단으로 참여한 광화문 일대 상인 115명의 실명과 주소가 적힌 소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그 상인들에게 협박과 욕설을 일삼더니, 대책회의가 홈페이지에서 그 부분을 삭제한 후에도 ‘전화 테러’ 대열은 여전하다고 한다.

현행 형법이 제30장 협박의 죄에서 규정한 협박은 현재 또는 장래의 해악(害惡) 고지로써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해악의 고지는 제한이 없으며 상대방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공포를 느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자세다. 우리는 광화문 상인을 상대로 한 전화 협박은 협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믿는다. 상인들은 실제로 피해의 공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소송을 대리한 시위피해특위는 29일 소송 상인의 정보를 공개한 행위가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경찰에 촉구하면서 법의 보호를 요청했다. 우리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가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의 유통을 금하고 있는 점 또한 유의하며, 30일 해당업소 경비를 강화하고 ‘전화 테러’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익명의 사이버 세계를 경유해 현실 세계로 범죄행각을 이어온 일단의 세력을 제대로 추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