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와 관련해 경찰과 인권단체 간에 과잉 진압 및 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지면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와 경찰청(청장 어청수)이 공동으로 집회·시위 현장 인권 침해 예방을 위한 인권 교육 교재를 개발했다.

28일 공개된 이 교재는 그동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상의 규정과 관련해 경찰과 인권단체 사이에 가장 큰 쟁점이 됐던 부분을 중심으로 관련 규정과 사례, 판례 등을 소개하고 인권 보호를 위한 직무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교재에서는 경찰의 시위 진압과 관련해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과도한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헬멧과 방패를 잡아당기는 등 폭력이 행사되는 경우 지속적인 경고방송으로 불법성을 지적하고 자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시위해산과 관련해서는 안전이 우려되면 강제해산을 자제하고, 해산명령은 참가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3회 이상 할 것을 명시했다.

진압 장비 사용과 관련, “방패는 몸통 부위를 대상으로 앞으로 밀며, 진압봉의 경우 위에서 내려치는 등 시위대의 머리나 얼굴을 가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살수차, 차벽 등 안전 진압 장비 이용시 시위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물대포는 가급적 직접 살수하지 말고 호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밖에 교재에서는 “불심검문시에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소속 및 성명을 밝힌 후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제시해야 하고 상경 차단 등 사전조치는 대규모 도심지 불법집회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실시해야 한다”고 밝혀 불심검문과 불법 집회 사전 차단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인권위와 경찰청은 이번에 국방부(장관 이상희)와 함께 피의자 내사와 강제 수사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 분야 직무가이드도 함께 만들어 교재에 포함시켰다.

인권위와 경찰은 향후 교재를 경찰 인권교육, 국가인권위 경찰 방문프로그램 및 경찰 분야 인권강사 양성과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교재 발간으로 수사 및 집회·시위 현장에서 인권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