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을 다자외교무대에서 직접 제기하고, 미국도 북한군인에 의한 남측민간인 피격사태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담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해 언급, 피격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측 조사단의 방북접수를 북측에 촉구했다고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가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남북 양측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양제츠 중국외교부장은 언급을 회피한, 남북간에 벌어진 금강산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담 때 금강산 사태해결을 위한 아세안국가들의 협력을 촉구했으나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외상과는 ‘독도 도발’에 대한 항의표시로 악수는 물론 대화도 하지 않았다.

앞서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이날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50세가 넘은 중년의 여성관광객을 사살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북한이 이 문제 조사에 협조하고 조속한 시일내 (한국과의) 대화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정부 고위당국자가 전했다.

한편 6자회담참여국 외교장관들은 23일 오후 싱가포르 상그릴라호텔에서 6자외교장관회동을 하고 북한의 핵불능화 및 신고에 대해 평가하고 검증체제의 수립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싱가포르 =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