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을 철폐하고 공화제로 전환된 네팔의 초대 대통령에 제2당인 네팔국민회의당(NC)의 람 바란 야다브(61) 후보가 당선됐다.

야다브는 21일 실시된 대통령 선출을 위한 제헌의원 결선 투표에서 308표를 획득, 가장 유력했던 네팔공산당(M)의 람 라자 프라사드 싱 후보를 26표차로 따돌렸다.

네팔 동부 소수민족 마데시족 출신인 야다브 당선자는 인도에서 수학한 의학박사 출신. 1991년 네팔국민회의당이 왕정 치하의 정부를 주도할 당시 보건담당 국무장관과 보건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제헌의회 구성 총선에서 고향인 다누사의 제5 선거구에서 당선된 뒤 임시정부를 이끌던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총리가 사임하면서 사무총장이던 그가 당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해왔다.

제2당 후보인 야다브 당선자는 애초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가 아니었다. 네팔국민회의당 의석이 제헌의회 601석 가운데 220여석을 차지한 네팔공산당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13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네팔공산당과 반(反)네팔공산당 간의 전선이 구축되면서 운좋게 초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야다브의 대통령직 임무 수행에는 이같은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네팔공산당이 자체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할 경우, 주요 정당들과의 정부 구성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장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대통령과 의회 다수당인 네팔공산당이 충돌하며 적지않은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야다브 당선자는 이를 의식한 듯 “모든 네팔 국민이 화합을 위해 손을 잡고 국가 번영을 위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어떤 형태의 정당 연합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이제 막 왕정을 탈피한 네팔의 민주화이행 과정에 소수당 출신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지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