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사업은 물론 개성관광, 백두산관광까지 불똥이 튀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평소처럼 가동돼 일단 개성공단 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 사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현재 추진 중인 백두산 직항로 관광의 경우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14일 개성공단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벌어진 뒤에도 일단 진행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직후인 지난 12일 남쪽으로 넘어왔던 토지공사 개성지사 직원 3명은 14일 예정대로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토지공사 개성지사 직원은 모두 6명으로, 3명씩 2교대로 매주 금요일 남쪽으로 넘어왔다가 월요일 복귀하는 일정을 반복한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정치적 측면보다 경제적인 측면, 즉 개성공단 자체 문제로 고려되고 추진돼야 한다”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개성공단 사업은 별도 사안으로 다뤄 원활히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토지공사도 같은 반응이다. 과거에 이보다 험악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개성공단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토지공사 남북협력사업처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서해교전이 일어났을 당시 개성공단 조성을 위한 현장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됐다”며 “관광객 피살사건이 경협 문제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민감하게 대응하고 남북 당국 사이 의견 차이가 커질 경우 자칫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없지 않다. 이미 가동 중인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은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2단계 사업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은 사업지 기초 조사가 끝난 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더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개성관광, 백두산 직항로 관광 역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당일 상품인 개성관광은 주말인 12, 13일 각각 523명, 532명이 예정대로 출발했다. 13일 개성관광의 경우 취소 인원이 37명에 달했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과 신변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관광 강행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오는 17일 평양식당(남북 공동운영 식당) 개관식과 7월말 금강산 비로봉 관광, 10월 정주영체육관 개관 5주년 기념행사, 연말로 예정됐던 백두산 관광은 취소됐거나 취소될 처지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