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들의 개헌문제에 대한 연구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11일 국회 개원식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강력한 개헌 의지를 밝힘에 따라서 의원들 간의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은 개원사에서 “1987년 9차 헌법 개정을 통해 5명의 대통령을 선출하고 6번의 총선거를 치른 지금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국회가 개헌을 주도하고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구체적 개헌 작업을 위해 국회에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둘 것을 제안했다.

국회 등록된 최대 의원연구단체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는 오는 16일 창립기념식을 열고 구체적인 개헌 논의 작업에 들어간다. 이 단체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공성진, 권영세 의원과 민주당 박상천,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 등 26명의 정회원을 포함해 총 130여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참가하고 있다.

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요구에 따라 개헌된 현행 헌법은 20여년이 지난 지금 정부 형태뿐 아니라 기본권 보장, 지방자치, 경제 통일에 관한 조항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단순한 권력구조 개편이 아닌 국가의 틀을 바꾸는 형태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시작된 이 모임은 그동안 4차례 세미나를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논의했다.

안상수, 김효석 의원 등 양당 전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권력구조개편 연구모임’도 제헌절(17일)을 전후로 공식 발족할 계획이다.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도 국민과 소통 없이 밀어붙이는 현행 대통령제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여야 간 타협과 대화를 기초로 한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원들 간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데 비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연내 개헌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 사회 대혼란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