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등 특정 신문의 광고주 리스트를 인터넷에 올려 항의전화를 하거나 광고 중단 압박을 가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판정이 내려졌다. 소비자운동의 범위를 벗어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법질서를 해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주에 대한 인터넷 불매운동 게시글 80건을 심의한 결과 광고 중단 압력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게시글 58건의 경우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에 위반한 사안으로 보고 ‘글을 삭제하라’는 시정 결정을 내렸다.

58건에는 광고주 전화 압력을 독려하는 글뿐 아니라 신문사의 광고주 명단과 연락처를 단순 나열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

다만 심의위는 해당 신문사를 비방하는 등의 항의성 게시글 19건은 ‘표현의 자유’ 범주에 든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방통심의위의 판단은 온라인 불매운동에 대한 사실상 첫 유권해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같은 사안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에도 일정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심의위원들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규정은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 제7조 4호와 8조 4호 마목이다.

윤리규정 제7조 4호는 ‘기타 범죄 및 법령에 위반되는 위법행위를 조장하여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를, 8조 4호 (마)는 ‘기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을 담은 각종 콘텐츠의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전체회의 의결 사안을 공문 형태로 만들어 이르면 2일 안으로 다음에 보낼 계획이다. 여기에는 시정 결정을 내린 58건 게시글에 대한 삭제 요청도 들어있다.

다음 관계자는 “방통심의위로부터 시정 요구가 들어오면 이에 즉각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9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PD수첩 제작진으로부터 의견진술을 받은 뒤 공정성·객관성 준수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