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쇠고기 30% 할인” 육류수입업체인 에이미트가 직영하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수입육 직판장에 2일 오전 미국산 쇠고기를 30%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심만수기자

“아니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으세요!”(고객)

“죄송합니다. 주문문의가 밀려서요. 그래 원하시는 물량은 어느 정도인가요?”(여직원)

2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동 미 쇠고기를 수입해 파는 에이미트 사무실. 20여평 사무실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전화가 불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윗등심은 매진됐고요. 오늘 새 물건이 들어오면….”, “예, 오시는 것도 좋은데 저희가 택배도 해드립니다.”

사무실 직원 5명은 밀려드는 전화에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했다.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박종민(27) 에이미트 관리팀장은 “어제 저녁에도 주문 전화가 쇄도했다”며 “오늘 오전 10시 현재까지 주문량만 60~7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쇠고기 구입 상담차 전화를 한 안양의 정형모(52)씨는 “개인 사업을 하는데 직원들과 회식용 고기를 사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미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개인의 인식차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화 상담만 이어진 것이 아니다. 에이미트 사무실 바로 옆 직영판매점. 미국 쇠고기가 가지런히 전시된 냉장실에 ‘국거리 100g 650원’ 등 가격 표시가 ‘30% 할인’ 고객 사은행사를 알리는 광고 문구가 함께 눈길을 끈다.

이날 오전 9시쯤. 사실 고기를 사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지만 오전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직영점 판매 상담을 하는 여직원은 “오전부터 고객 3명이 고기를 사갔다”며 “문의를 해오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이 직영점은 이미 1일 오후 미 쇠고기 200㎏을 전시해 팔았는데 불과 3~4시간 만에 대부분의 물건이 소진됐을 정도다.

미 쇠고기 30개월 미만 수입을 자율결의한 한국수입육협회 회장인 박창규 에이미트 사장은 “현재 자체 물량이 부족해 통관돼 나오는 미 쇠고기물량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단광고도 하지도 않았는데 입소문만으로 미 쇠고기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그만큼 미 쇠고기의 안전성을 믿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오는 10일까지 수입육업체들의 중지를 모아 15일 이후부터 보름간 소비자 인식전화 차원에서 업체들이 미 쇠고기를 30% 할인해 판매하는 공동판매 행사를 준비 중이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