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동안 이어진 거리시위로 전경들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400명가량이 부상당한 가운데, 전경들을 위로하고 위문품을 전달하는 어머니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자식을 키워본 이들은 전경들이 연일 시위현장에 투입되면서 빨래를 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 팬티와 양말 등을 잇따라 전달하고 있다.

1일 오후 2시 한국부인회 소속의 할머니들이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 입원한 전경들을 위로방문했다. 이날 경찰병원을 찾은 6명의 할머니들은 속옷 150벌을 입원한 전경들에게 전달하고, 병실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전경들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촛불시위에 출동했다 부상당해 경찰병원에 입원해 있는 전경은 모두 63명이다.

병원을 찾은 송용순 한국부인회 서울시 회장은 “손자를 보는 할머니의 마음으로 부상당한 전경들을 위로하러 방문했다”면서 “나라를 위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다 다친 전경들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씁쓸해했다. 이를 주관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실 관계자는 “전경을 위로하려는 어머니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어머니포순이봉사단 일행 4명 역시 서울 중구 신당동의 서울경찰청 기동단을 찾아 전경들을 위로했다. 이날 봉사단 어머니들은 500만원의 성금으로 마련한 4000켤레의 양말을 전달했다(사진).

유경욱 어머니포순이봉사단장은 “전경들 모두 밤샘 시위에 대비하느라 양말 한 켤레로 며칠씩 버텨야 한다는 얘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양말을 준비했다”면서 “하루 세끼를 도시락으로 때우다보니 변비에 고생하고, 좁은 버스 안에서 토막잠을 자야 하는 전경들을 보면 모두 내 아들 같아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시위현장에서 욕설을 듣고 부상당하는 전경들도 모두 소중한 누군가의 아들이란 점을 시위대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의경 부모 모임으로도 후원금이 밀려들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전의경 부모 모임’카페에는 시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난 한달간 100여건의 후원금이 접수됐다.

후원금을 접수한 ‘원더우먼’이라는 네티즌은 “너무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파서 요즘 저희 가족은 TV뉴스를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비록 아들은 전역했지만 뛰어나가 시원한 물이라도 먹여주고 싶은 심정으로 적은 금액을 보낸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