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중단 운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터넷 포털 게시판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특정 인터넷 카페를 염두에 둔 조사는 아니며 기업을 상대로 광고 중단 활동을 펴고 있는 ‘카페’에 올라오는 게시물이 형법상 협박죄 또는 영업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인터넷 포털 ‘다음’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 게시판을 중심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중단 요구가 소비자 권리를 넘어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파급력이 큰 게시물을 선별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검찰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옛 조중동폐간국민캠페인)’ 등 광고중단 운동을 광범위하게 벌이고 있는 카페들에 오른 게시물을 집중 분석해 형사 처벌이 가능한지 분석 중이다.

국민캠페인 카페는 회원수가 4만3000명이 넘고 매일 오전 조선·중앙·동아일보 3개 신문 광고면에 오른 회사 명단과 인터넷 주소, 전화번호를 올려놓고 해당 회사에 전화를 하거나 e메일을 발송해 광고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광고중단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제약사, 여행사 등 기업체의 제보를 바탕으로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그러나 광고 중단 압박을 받은 기업체들이 네티즌의 불매운동 등 추가 피해를 우려해 진술을 꺼리고 있어 사실확인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터넷 카페 게시물 분석과 함께 광고주 협박과 관련된 외국 사례를 찾아 국내법상으로도 처벌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와 공안부, 형사부 등에서 파견된 검사 4명과 10여명의 수사관이 맡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어떤 행위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가리는 것이 쉽지 않다”며 “명백히 법률에 위반된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 대해서는 입건 등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광고 중단 사태와 관련,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이 불매운동 게시물의 영구삭제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 다음 달 1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