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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자산인 주파수는 1990년대 이후 이동통신, 방송 서비스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경제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과거의 규제 일변도, 주먹구구식 주파수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홍재(43)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통위는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련산업의 진흥을 통해 국민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주파수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며 “주파수 이용 규제를 완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지만 우리는 아직도 행정적 주파수 관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파수 용도 제한이 엄격히 규제돼 있어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방송통신 서비스 시장의 효과적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국내 주파수 관련 정책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많은 부분에서 손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파수 관련 정책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들이 차지하고 있는 700메가헤르츠(㎒), SK텔레콤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800㎒ 문제, 국방용·무선데이터용·무선마이크용 등으로 조각조각 나누어져 있는 900㎒ 등 이른바 1기가헤르츠(㎓) 이하 저주파수의 활용 방안이다. 이 대역의 주파수는 일정 수준의 데이터 전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도심 빌딩 숲이나 산 등 장애물을 만나도 우회하는 회절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700㎒의 경우 2012년 말로 예정돼 있는 아날로그 TV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회수 및 재배치 문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800㎒ 역시 2011년 회수 및 재배치 문제가 걸려 있다. 방통위는 여기에 900㎒까지 합해 종합적인 주파수 관련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교수는 “지상파 방송들의 저항, 이동통신업체간 알력 등으로 방통위의 주파수 관련 정책 발표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저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는 방송통신 정책의 핵심 중 핵심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동통신시장 발전을 위해 선두업체인 SK텔레콤의 발목을 너무 잡지 말아야 한다”며 “과거 정보통신부의 경우 후발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 편익까지 해치는 정책을 추진했었다”고 말했다. 그 대신 전제로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 회수 및 재배치 과정에서 최대한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통신업체와 방송업체에 대한 규제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서 동일 서비스에는 동일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공익이라는 명목 아래 상대적으로 많은 특혜를 받아왔다는 것. 이 교수는 “방통위의 정책 기조는 장기적으로 사후 규제쪽으로 나가야 한다”며 “특히 장기적인 정책 로드맵을 투명하게 공고해 시장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