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 소식에 대해 청와대·한나라당 등 여권과 통합민주당 등 야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등은 “쇠고기 추가협상의 타결로 곧 나라 전체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국회 개원을 통한 민생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 등의 수입 금지와 검역주권 회복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대안인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대한 논의의 틀이 마련되기 전까지 등원할 수 없다”고 맞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어제 대통령께서 반성문을 발표했고 오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쇠고기 추가협상이 끝났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다음 주가 되면 나라 전체가 정상화의 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돼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수없이 말했지만 서민경제 대책에 대한 입법적·정책적 보완을 (국회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야당의 조기 등원을 촉구했다. 장광근 의원도 “상대방이 있는 국제협상에서 일방적인 승복을 요구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우려했던 부분이 해소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 등 야당도 이제 국회 등원을 거부할 명분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국회로 돌아가라는 국민여론을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도 추가 협상 결과에 대해 안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쇠고기 협상 타결내용은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얻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추가협상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기이하다”며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여야 협상의 틀이 만들어져야 등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등원불가론을 시사했다. 최인기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민간업자의 규제를 정부가 보증한다는 것이 추가 협상의 골자인데 이는 구속력도 없고 제재 수단도 없는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논의로 국민건강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도 추가협상을 비판했다. 정세균 의원은 “SRM과 검역주권 문제를 대충 넘기려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흡할 경우 국회가 재협상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쇠고기 협상은 국가 간 협의로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데 왜 정부가 스스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처럼 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대철 고문도 “추가협상이든 재협상이든 외교적 방법보다 안전보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민간자율규제와 정부보증 수준으로 촛불민심이 해결될지는 의심스럽다”며 “최소한 SRM 완전제거, 완벽한 검역주권 확보 등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권은중·이화종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