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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개방하고 경쟁의 불씨를 살린 덕분에 강한 통신산업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의 오드리 리(39) 정책·경쟁촉진국 국장은 지난 2일 싱가포르 테마섹대로(大路) IDA 본청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통신시장은 2000년 4월 이후로 완전개방됐다”며 “외국인 사업자도 제약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자 수나 통신규격 등에 전혀 제약을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전만 해도 싱가포르 통신시장은 1992년 기간통신사업자로 출발한 싱텔의 독무대였다. 실제로 싱텔은 출범 당시 정부로부터 무려 15년간 통신사업을 독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권을 부여 받았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싱텔의 독점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독점사업 기한을 7년으로 대폭 단축시킨 것. 이로인해 싱텔의 독점체제는 1997년 1월 모바일원의 진출로 무너졌고 2000년 4월 스타허브의 가세로 시장경쟁은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리 국장은 “전격적인 시장개방은 싱가포르를 인포컴(정보통신)의 허브로 키우기 위한 야심찬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시장개방의 효과는 컸다. 우선 눈에 보이는 변화만 꼽아도 이동통신 보급률은 129.1%, 가구당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81.1%로 늘어났다. 국제전화 가격은 2000년에 비해 90%, 국제 네트워크 임대 사용가격은 95% 가량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50억 싱가포르달러어치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4300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 수 있었다.

아울러 IDA는 시장개방과 함께 경쟁촉진의 걸림돌인 싱텔의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완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리 국장은 “텔레콤경쟁코드(TCC) 제도를 도입해 경쟁사들이 시장 진입 후 안착할 수 있는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IDA는 3,4년에 한번씩 시장상황에 맞춰 TCC를 바꿔 준다. IDA는 싱텔이 상호접속료를 새롭게 정할 때마다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해 후발사업자한테 불리한 점이 없는지를 점검한다. 또 번호이동제도 도입으로 후발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돕고 있다. 리 국장은 “완전경쟁에 이상신호가 생길때만 정부가 개입을 한다”며 “그외에 사업자 수나 통신규격, 설비투자 등과 같은 내용은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