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예술감독 오태석)이 한국연극 100주년을 기념, 28일부터 6월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백년언약’을 공연한다.

오태석 감독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한국 현대연극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원로배우 백성희, 장민호씨가 주역을 맡았으며 이상직, 이문수, 서희승, 김재건, 이승옥, 오영수씨 등 국립극단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6·25전쟁 통에 남편을 잃고 억척스럽게 살아온 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1910년 일제 해방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역사를 담아낸 이 작품은 아픔으로 얼룩진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올 100년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오 감독 특유의 상징과 해학에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국립극단 배우들의 사실주의적 연기가 멋진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모처럼 만나는 대하드라마 연극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씨는 “해방 후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억울하게 죽은 고구려 무당 ‘추남’이 신라 김유신으로 태어나 삼국통일을 이룬다는 삼국유사의 에피소드에서 모티브를 얻어 암울했던 지난 100년의 허실을 점검해 본 작품”이라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제강점기, 6·25전쟁, 군사정권으로 이어지면서 이데올로기 대립이 끊이지 않았고, 지난 10년간 남쪽이 진보-보수 대립의 홍역을 앓는 동안 북은 기아에 시달렸다”며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아픔의 원인이 편가르기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역사의 도가니 속을 헤쳐오면서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02-2280-4115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