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사임한 아일랜드 버티 어헌 총리의 뒤를 이어 브라이언 코웬(48) 아일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7일 새 총리로 취임했다. ‘사나운 싸움꾼(tough fighter)’이라고 불릴 정도로 완강하고 끈질긴 ‘불도그 전략(bulldog strategy)’을 추진해온 것으로 유명한 그는 총리 취임 직후 경제 안정과 유럽연합(EU) 리스본 조약 국민투표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6일 코웬 새 총리가 당면한 문제 2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전임 어헌 총리가 10년여간 추진한 건설 중심의 경제 부흥 정책 이후 아일랜드는 현재 마이너스 경제 성장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코웬이 어헌 총리 시절 재무장관으로서 수행했던 기본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예산에 넘치는 지출이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아일랜드를 경기 후퇴로 몰고 갈 수 있는 임금 인상 인플레이션 등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헌법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된 리스본 조약 비준을 위해 성공적으로 국민투표를 이끌어야 하는 것도 신임 총리의 몫이다. 리스본 조약은 EU대통령과 외교총책직을 신설하는 등 27개국으로 몸집이 불어난 EU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개혁 조항들을 담고 있다. 27개 EU회원국 가운데 헌법상 국민투표를 실시해야만 비준이 가능한 곳은 아일랜드뿐으로, 리스본 조약의 운명은 이번 투표 결과에 달려있는 셈. 그러나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아일랜드 대부분의 국민들이 조약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6월12일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코웬 총리는 11월에 다시 투표를 실시하겠다며 비준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영국 선데이 비즈니스 뉴스페이퍼는 지난주 게재한 카툰에서 코웬 총리를 최근 아일랜드가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명장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감독에 빗대어,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국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