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광우병 괴담 파문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섰던 미국의 한인단체 대표들이 국내 인터넷 댓글의 집중 표적이 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워싱턴지역 한 한인단체장은 “어제 단체장 합동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의 친척들로부터 ‘큰일 나겠다’는 연락을 받아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관계자도 “인터넷기사를 보니 한국의 댓글이 저주에 가까워서 충격적이었다”며 “한인단체장들의 순수한 의도를 이렇게 왜곡해도 되는지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실제 6일 미국 한인단체 기자회견 기사가 소개된 일부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욕설이 난무했다. 한 기사 댓글에는 “본국사람들이야 미친소 먹어서 뒈지든 말든 빨리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돼서 네놈들 미국에서 일자리 늘어나고 돈벌이만 하면 된다는 거냐. 너희 놈들과 미국인들이 먹는 쇠고기는 다르잖아 이 나쁜＊＊들아”라는 욕설이 올랐다. 또 “당신들 가족도 한국에 있을거 아니냐? 한번 걸려봐야 정신차리려고? 매국노들. 나라 팔아먹으니 좋냐?”는 댓글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당신들은 미국 사니까 미국이 그만큼 챙겨주잖아. 우린 한국인이야.…너희가 먹는다고 무조건 우리가 먹어야 하니. 미국이 우릴 무시하고 씹어댈 때도, 마치 한국인들처럼 분노하고 너희국가에 시정을 요구해봤니”라는 비난의 글들이 잇달았다.

이에 대해 한인단체장은 “우리가 고국을 외면하고 미국을 편드려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한국계 미국시민으로서 미국의 잘못이 있다면 미국정부에 따지겠다는 어제 회견에서 입장도 함께 밝혔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내 한인들은 지난해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이 미 연방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60년 넘은 한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고국의 동포들이나 미국의 한인들이나 차이가 있을 수 없듯이 이번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고국 일부 네티즌들의 욕설과 저주 공세에 혀를 찼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