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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이후 2주가 지난 현재 ‘광우병 괴담’은 인터넷 공간, 단체 문자메시지, 집회의 발언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대·전파되고 있다. 이들‘광우병 괴담’은 대부분 왜곡됐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 수준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퍼나르기를 통해 오히려 다수에게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괴담의 실체는 = 6일 현재 인터넷 공간에서 떠돌고 있는 괴담은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 ‘미친소닷넷(michincow.net)’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울산에서 인간광우병 발생’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울산에서 발생한 환자는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 환자로 광우병 환자가 아니었다.

이 사이트에는 ‘지난 4월 미국 버지니아에서 한 여성이 광우병으로 숨졌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와 있지만 미국 농무부는 이 여성이 광우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해당 기사를 내보낸 미 NBC의 원문 기사도 이 여성이 광우병 환자라고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자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괴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자국 쇠고기를 총 소비량의 95%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낭설들도 마구 유포되고 있다.‘쇠고기가 원료로 사용되는 화장품, 기저귀만 사용해도 광우병에 걸릴 수도 있다’, ‘공기로도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러한 내용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또 다른 내용이 덧붙여져 퍼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과 기저귀에 이어 생리대가 덧붙여지고 공기에 이어 물로도 전염된다는 내용이 보태졌다.이러한 괴담은 정부 당국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인 MB를 ‘mad bull’의 약자라 하며 이 대통령의 홈페이지를 공격하는가 하면 쇠고기 협상 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각종 욕설이 담긴 문자 테러가 자행되기도 했다.

◆ 어떻게 유통되나 = 괴담의 주요 확산 경로는 카페 게시판, 이용자제작콘텐츠(UCC), 블로그 등 인터넷 공간이다. 광우병의 공포를 상징하는 소가 쓰러지는 동영상이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이후 괴담은 갖가지 형태로 인터넷 공간에 떠돌고 있다.

정부는 “동영상의 소들은 전기 충격으로 쓰러지는 소가 대부분”이라고 했지만 괴담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

단체 문자메시지, 촛불집회에서의 발언 등도 괴담의 주요 유통 경로다. ‘광우병에 걸린 소 0.01g만으로도 사람이 죽는다’, ‘정부가 광우병에 걸린 소만 수입하기로 했다’는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근거 없는 말들이 문자메시지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는 발언자가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군대와 학교 등에 보급될 것”이라며 공포를 조성하기도 한다.

연예인들도 괴담 유통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인기 연예인 에릭은 소속 그룹 멤버들에게 ‘0.1g 섭취만으로도 뇌에 구멍이 뚫린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등 연예인들의 발언이 괴담 확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