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상지대 총장, 박홍수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등 전직 농림부 장관들이 연일 현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농림·축산정책의 사령탑을 역임한 이들의 비판에 현 정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지난 4월30일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대만 등 15개국은 30개월 미만 쇠고기를 수입하며 세계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현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을 문제삼았다. 그는 특히 “미국도 캐나다가 30개월 넘은 쇠고기를 팔았다고 난리법석을 피운 적이 있다”며 “미국은 광우병에 대한 우려 때문에 (광우병이 발생한) 영국에서 6개월 이상 살다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헌혈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광우병원체 프리온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부위는 하필이면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먹는 요리의 원료로 사용되는 부위들”이라고 우려하며 “골과 척수, 뼈 등 광우병 위험부위는 30개월 미만도 절대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4일에는 쇠고기 협상 이후 위축된 한우농가를 돕고 광우병 의심 쇠고기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대학 내 모든 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지대는 6개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통합민주당 내에서 쇠고기 협상무효화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수 사무총장 역시 언론인터뷰를 통해 “이번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검역주권’을 잃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총장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 2007년 8월까지 31개월간 농림부 장관을 역임했다.

박 총장은 “미국에서의 광우병 재발시 검역중단에서 수입중단까지 단계적 안전장치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 시절 정부의 미 쇠고기 수입협상은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로 한정하고 그 수입대상을 미국내 소비 부위로 한정한다는 것을 마지노 선으로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7일 쇠고기 청문회 증인으로 나서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의 부실과 부당함을 알리겠다”며 “정부는 협상의 원칙과 기준이 거론된 관계장관회의록을 공개하고 재협상을 해서라도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