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집중 보도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 대해 ‘4가지 맹점’을 지적하며 6일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및 정정보도를 신청했다.

PD수첩이 지난달 29일 보도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은 “한국인의 95%가 광우병에 취약한 ‘메티오닌-메티오닌(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최근 광우병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농식품부는 우선 MM형 유전자와 관련, “MM형에 대한 분석결과는 실제 발병률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의 에르미아스 빌레이(Ermias D Belay) 박사의 2005년 연구 보고서를 보면 MM형의 경우 인간광우병의 잠복기가 짧아 감염된 환자가 일찍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인간광우병의 위험성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논거다.

농식품부는 또 “설령 PD수첩의 주장대로라도 90년대초 유럽 전역에서 수만 건의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유전적으로 취약하다는 한국인 여행객과 유학생이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례는 없다”며 “재미교포 250만명, 미국인 3억명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지만,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이 발견된 사례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PD수첩측은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균형잡힌 보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미국의 취약한 도축장 실태를 고발한 동영상을 인간광우병과 연관시켜 불안감을 조장한 점도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PD수첩이 미국의 ‘주저앉은 소(downer cow)’와 관련, 동영상을 보도하고 아레나 빈슨이라는 인간광우병으로 숨진 미국인에 대해 소개했다”면서 “두 가지 동영상을 편집해 방영하면서 주저앉은 소가 인간광우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켰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또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현상은 광우병뿐만 아니라 대사장애, 질병 등 다양한 원인이 가능하고, 아레나 빈슨의 경우도 방송일까지 인간광우병이라는 확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5일 인간광우병이 아니라는 미 농무부의 발표도 있었다”고 밝혔다.

라면수프, 알약캡슐, 화장품 등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갈 수 있다는 PD수첩의 보도에 대해 농식품부는 “의약품이나 화장품에 사용되는 젤라틴이나 콜라겐은 대부분 소가죽을 이용해 생산한다”며 “소가죽은 광우병을 옮길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협의를 위해 지난해 6월30일~7월8일 현지조사를 벌인 바 있는데도 PD수첩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도축시스템을 본 적이 있는지, 보려 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며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일방적 보도”라고 지적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