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갑의 한나라당 박영아(48) 당선자는 4·9 총선이 배출한 ‘신데렐라’ 중 한 명이다. 정치에 발을 담근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에 여성인 그가 한나라당의 핵심 전략지역인 서울 강남벨트 지역구를 차지한 것이다. 3선 중진인 맹형규 의원을 제치고 박 당선자가 전략공천 됐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한나라당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신인이지만 박 당선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난 1979년 대입예비고사에서 전국 여자수석을 차지한 뒤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한 박 당선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8세에 명지대 교수가 됐다. 이후 활발한 학회 활동을 통해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 여성실무그룹 위원장, 2008년 세계물리대회 조직위원장 등을 거쳤다.

정치인으론 드물게 기초과학 분야 출신인 박 당선자는 “한국이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기초과학 지원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해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진 과학기술계의 요구를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한 채널이 너무 부족했다”고 정계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박 당선자는 이어 “과학기술 발전은 교육과 밀접히 연관되는데, 한국의 과학교육은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한 것처럼 18대 국회가 장기적인 과학기술 육성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