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현역 비례대표 의원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서울 구로을에서는 박영선 통합민주당 후보와 고경화 한나라당 후보가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초박빙의 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역구 의원인 김한길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박 후보와 고 후보가 모두 전략공천돼, 다른 당 후보들은 “1, 2번 후보는 모두 구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추격을 시도하고 있다.

박 후보와 고 후보는 각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실시한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33.7%의 지지율을 기록, 27.9%의 고 후보를 약간 앞섰다. 같은 기간 실시된 한겨레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30.6%로 고 후보(26.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지난 2일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34.9% 지지율로 32.9%의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초접전의 판세가 이어지는 탓에 후보들은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무조건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자체 분석으로는 4% 정도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말 동안 최대한 부동층을 흡수하고, 젊은 유권자와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구로’하면 떠오르던 공단, 벌집촌 이미지는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문화공간, 녹지공간 등이 부족하다”면서 “디지털과 생태를 접목시켜 구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 후보 측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막판까지 초박빙의 판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정책전문가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공약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 후보 측 관계자는 “뉴타운식 광역개발로 구로의 성공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 유권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전 캠프가 새벽부터 밤까지 뛰며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 측은 자신들이 먼저 내세운 뉴타운 개발 공약을 박 후보 측이 뒤늦게 도용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구로을 지역에는 민주노동당도 구로여성회 대표 출신 유선희 후보를 공천해 여성 후보 3인이 혈투를 벌이는 가운데, 한형교 자유선진당 후보, 조평열 친박연대 후보와 정호윤 평화통일가정당 후보도 금배지에 도전하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