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종반전으로 향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선두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한 2, 3위 후보 간 단일화가 가시화되고 있어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전남 목포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정영식 후보와 무소속 이상열 후보는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을 세우는 것이 절박한 과제임을 함께 공유하고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3일 보도된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박지원 후보는 35.6%, 정영식 후보는 26.2%, 이상열 후보는 15.1%의 지지율을 얻어 두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박 후보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4일 나온 동아일보-MBC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박지원 후보는 36.7% 지지율로 정영식 후보(21.7%)를 15%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고,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34.1%)가 정 후보(29.3%)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 측은 “박 후보 쪽 조직이 워낙 탄탄해서 쉽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있고 민주당을 살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막판 분위기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이상열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이미 대세가 기운 상태고, 이 후보 쪽 조직의 대부분이 박 후보 쪽으로 이동한 상태여서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단일화는 예상했던 일로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도 “토끼 두 마리가 합친다고 해서 호랑이 한 마리를 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는 여론조사를 통해 하고 결과는 5일 오전 10시쯤 나올 예정이다.

총선후보 단일화 논의에 처음 불을 붙였던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는 통합민주당 한평석 후보와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간 단일화 시도가 민주당 내부의 반대기류와 여론조사 문항 조율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국 무산됐다. 심 후보와 한 후보는 4일 오후 3시쯤 비공개 단독회동을 열고 최종 담판을 시도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이후 한 후보 측이 심 후보 측에 단일화 제안 철회 입장을 통보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