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지켜내기 위해 통합민주당이 박재승 전 공천심사위원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부정·비리 연루자들을 배제함으로써 한때 국민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박 전 위원장을 4일 오후부터 수도권에서 초경합지역을 돌면서 지원사격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고공전을 펼칠 얼굴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박 전 위원장의 도움으로 남은 기간에 수도권에서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5가에서 손학규 대표 지원유세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원행보에 나섰다. 그는 유세에서 “손 대표는 난파선이 다 된 민주당을 세우기 위해 한몸 바치려 여기에 섰다. 손 대표는 저의 까다로운 눈을 통과하신 분”이라면서 “정치 1번지인 이곳에서 야당 대표의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손 대표의 손을 맞잡았다.

그러면서 “(여당이) 절대권력이 되면 결국 국민이 손해다. 민주당이 맘에 안드는 게 있더라도 한번만 어루만져달라”며 “여당은 지금의 힘만으로 충분히 안정될 수 있다. 그 이상 힘을 주면 어린이에게 필요없는 보약을 먹이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큰 탈이 나게 된다. 민주당에 보약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인병선, 이이화, 박경철 전 외부 공심위원들도 동행했다.

박 전 위원장은 종로에 이어 이날 노원을의 우원식 후보, 도봉갑의 김근태 후보 유세 현장에도 달려갔다. 박 전 위원장은 남은 기간에 최대 격전지인 정동영 후보의 동작을을 비롯, 성동을(임종석), 구로갑(이인영) 등 수도권 경합지역을 돌며 민주당의 ‘100시간 유세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4일 오후 8시부터 ‘100시간 유세체제’를 가동시킨 민주당은 특히 수도권에서 초경합지역을 중심으로 저인망식으로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