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북·전남 등 호남권은 당초 통합민주당의 싹쓸이가 예상됐지만 거물급 정치인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판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들은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든다. 지역 여론이 견제론과 공천파동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전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8개 지역구로 구성된 광주에서 주목받는 곳은 남구와 광산갑, 북갑 등 3곳이다. 남구에선 민주당 지병문 의원과 무소속 강운태 전 의원이 맞붙는다. 강 전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 당시 이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고, 탄핵역풍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도 근소한 차로 패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가장 긴장케 하는 후보다. 광산갑에선 송병태 전 구청장이 민주당 김동철 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고, 북갑에선 한화갑 전 구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강기정 의원에게 도전한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그러나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남구 1곳은 혼전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전북은 강현욱 전 전북지사가 무소속으로 군산의 강봉균(민주당)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면서 분위기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읍(민주당 장기철 후보 대 무소속 유성엽 전 시장), 전주완산갑(민주당 장영달 의원 대 무소속 이무영 전 경찰청장), 전주덕진(민주당 김세웅 후보와 무소속 이창승 후보) 등에서 ‘무소속의 반란’ 가능성이 제기되던 터에, 강 전 지사의 합류가 무소속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그러나 “군산과 정읍 정도가 관심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무난하게 11개 전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12개 지역구)은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상열 의원과 민주당 정영식 후보가 ‘3각 대결’을 펼치는 목포, 무소속이 된 김홍업 의원과 민주당 황호순 후보가 맞붙는 무안·신안이 관심지역이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들조차 “두 지역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힐 정도로 혼전이 예상된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