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권이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근혜 전 대표 계열 인사들과 순수 무소속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거나 바짝 추격하고 있다. 총 68석이 걸린 영남권에서 무려 20곳이 치열한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이 대구·경북에서 선전한 것을 빼면 역대 총선 사상 영남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이처럼 고전하고 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예상 의석을 58~61석으로 잡고 있다. 현재 ‘친박연대’의 홍사덕(대구 서), 친박 무소속 연대의 이해봉(달서을), 김태환(구미을), 이인기(고령·성주·칠곡), 김무성(부산 남을)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한나라당은 자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친박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의 경우 한나라당 정태윤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어 친박 계열 ‘생환’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중립 성향 의원인 김명주(통영·고성), 최구식(진주갑), 강길부(울주) 의원 등도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창원을) 후보도 재선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통합민주당 후보 중에선 조경태(사하을), 최철국(김해을) 후보가 한나라당 최거훈, 송은복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김두관 후보도 남해·하동에서 한나라당 여상규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소 1석 정도는 영남권에서 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수 무소속 후보들도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만만찮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경북 안동의 재경부 차관 출신인 김광림 후보, 김천시장 출신인 박팔용 후보, 군위·의성·청송의 전 의성군수인 정해걸 후보, 동일고무벨트 대표인 김세연(부산 금정) 후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친박계열 후보들과 뒤섞이면서 영남의 무소속 바람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남권에서 친박연대는 1석, 민주노동당은 1~2석을 얻을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