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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 논란이 거센 국내 정가에도 출중한 외모의 인물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선거에서 여성은 물론 남성 후보에게도 정치 신념, 경력과 더불어 대중에 어필하는 외모를 따져, 잘 생긴 후보에게 가산점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1960년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젊고 잘 생긴 외모로 이미지 정치의 시대를 연 이후, ‘아름다운 정치인’이 활약하는 상황은 국내에서도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젊고 잘 생긴 외모는 한동안 미성숙, 순진함과 동일시되면서 정치활동의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언제부터인가 매력적인 외모의 인물들을 더 능력있고 믿음직하게 여길 만큼 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의사 겸 과학저술전문가가 펴낸 이 책은 각종 조사 자료를 토대로 육체적 아름다움을 주목한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공약 이상으로 후보의 외모를 중시하게 된 현실부터, 부모조차 예쁜 자식에게 손길을 한번이라도 더 준다든지, 학교서 예쁜 학생이 점수를 더 잘 받은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아름다움의 파워를 조목조목 일깨운다.

‘예쁘면 다 착하다’는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의 여성시인 사포의 말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경외심을 짚어내는 한편, 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이 결국은 더 젊게 더 예쁘게를 추구하는 욕망임을 지적한다. 또한 신생아의 시선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더 오래 머물었다든지, 아름다움은 ‘제눈에 안경’ 격의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계층, 문화, 지역을 넘어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라는 연구 및 조사 자료도 제시한다.

‘미인박명(美人薄命)’, ‘얼굴보다 마음’ 등등 외모를 저평가하는 통설과는 또 다르게 저자는 ‘미인불패’, ‘일상생활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아름다움’의 현실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외모라는 축복을 받은 사람은 더 많은 신용을 얻고, 삶을 보다 용이하게 만드는 자잘한 일상적인 이점들을 지닌다. 창구 직원들의 친절을 경험하며, 더 많은 할인을 받는다. 면접에서 좋은 기회를 얻으며,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으며, 우정과 사랑을 나눌 때도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아름다움에 의해 규정되는 계급사회에 살고 있다. 단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모두가 알면서도 인정하거나 콕 짚어내지 않던 아름다움이란 덕목을 ‘임금님 귀는 당나귀’식으로 새삼 일깨우는 저자. ‘더 예쁘게, 더 날씬하게, 더 젊게’를 추구하는 남녀들로 성형외과 수술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시대에 이 무슨 도발적인 주장인가?

저자는 무조건 아름다움을 부정하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적인 열등감을 키운다고 강조한다.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인 아름다움을 인정해야 오히려 아름다움을 향한 광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저자의 이론은 달갑지는 않지만 설득력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