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차라리 서울 금천구 시흥3동을 경기 안양시로 편입해주세요. 서울시민으로서 세금은 낼 것 다 내는데 혜택은커녕 푸대접만 받으니 차라리 이 동네가 경기도로 편입되는 게 낫다는 심정입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3동 일대 시흥뉴타운 개발을 둘러싸고 금천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05년 12월 뉴타운으로 지정된 시흥뉴타운은 2006년 10월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뉴타운 개발 범위를 둘러싸고 지역주민들과 서울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전철1호선 석수역 인근의 중앙철재상가를 이전하고, 그 주변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1983년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중앙철재상가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이번 기회에 종합개발이라는 뉴타운 취지를 살려 불량주택이 많은 시흥3동 일대를 뉴타운으로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철재상가는 3만7000㎡ 규모로 그동안 이곳에서 철재 절단과 용접 등이 이루어지다보니 이로 인한 소음과 분진 발생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점포의 철재제품이 인도를 점거하고, 철재를 실은 트럭이 빈번히 드나들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등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시흥3동에 23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김미자씨는 “철재상가에서 날아든 쇳가루로 인해 우리집 화분받침대가 부식될 정도”라며 “이제까지 주민들이 겪어 온 고통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며, 이번 기회에 불량주택 밀집지역인 시흥3동 일대를 제대로 뉴타운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흥3동은 서울 서남부지역의 관문이지만 이렇게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안양·광명시보다도 집값이 싸고 인구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현재 건설 중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지상으로 시흥3동을 관통하고 지나가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지역주민과 금천구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뉴타운 구역은 중앙철재상가를 포함. 석수역 인근부터 금천고, 국악예고 인접지역까지 33만여㎡이다.

주민 김영철씨는 “뉴타운이라는게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모양새 좋게 개발하는 것이 근본취지인데, 중앙철재상가만 개발하고 인근 동네는 알아서 재건축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이곳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토지거래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해 주민들이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며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시흥3동 일대가 인근 안양·광명시보다 개발이 뒤처지다보니 인구가 감소하는 등 슬럼화가 우려된다”며 서울시가 서둘러 개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뉴타운사업 관계자는 “시흥3동 일대가 주택 노후도나 도로 등 도시 상태가 아직 양호한 편이어서 당장 뉴타운으로 개발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5~10년 이후로 개발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