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점포를 두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요건이 완화되는 등 금융산업의 각종 장벽이 대거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자율을 통한 경쟁 확산’을 모토로 금융산업에 대한 진입규제와 운용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내용의 금융산업 세계화 촉진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 진입규제 완화 = 정부는 우선 정보기술(IT)의 강점을 살린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 등의 설립을 촉진시키기 위해 진입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2007년 현재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공동망을 통한 결제 규모가 건수기준 22.8%, 금액기준 23.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 전문은행이 생기면 경쟁이 촉진돼 예금 이자나 대출 금리 면에서 소비자들의 혜택이 커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오는 6월까지 인터넷 전문은행의 최소자본금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최소자본금 요건은 현재 전국 은행의 경우 1000억원 이상, 지방은행은 250억원 이상이다. 다만 일본의 ‘소니뱅크’와 같은 산업자본이 운영하는 은행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보유지분(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 운용규제 완화 =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시장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1단계로 2009년 말까지 투자판단 전문성과 투자위험 감수 능력을 갖춘 적격 투자자를 선정해 헤지펀드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어 투자자의 범위를 넓혀 결국 사모투자전문회사(PEF)와 헤지펀드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또 네거티브 방식의 규율을 통해 금융투자회사의 금융투자상품 설계와 취급의 범위를 확대해 금융상품의 개발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민간의 운용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은 유연하게 하되, 원칙은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정 중심’의 감독에서 ‘원칙중심’, ‘리스크 관리 중심’의 감독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매뉴얼을 만들어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감독관행을 확립하고, 금융회사간 공정경쟁, 금융소비자 투자자 보호에 감독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 국내 금융산업 도약 =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부문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를 육성해 국내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유는 정부가 하고 경영만 민간에 맡기는 ‘싱가포르 테마섹’을 모델로 삼고 산업은행 민영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공사(KIC)의 역할도 확대해 외환보유액, 연기금 등의 위탁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발판으로 금융중심지 3개년 기본계획을 오는 6월까지 수립해 ‘금융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금융인력양성협의체’도 구성해 부족한 전문인력 양성도 확대할 계획이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