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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지만, 긴장을 푸시고 오늘 보고가 매우 자유롭고 솔직한 토론이 되도록 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10일 오전 7시30분 정부 과천청사 기획재정부 8층 국무회의실.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면서 진행된 정부부처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첫 업무보고는 ‘아침형 정부’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정부 관계자들과 환담을 하면서 “빨리 돌려 보내기 위해 빨리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장·대화·실용을 강조하는 3가지 국정철학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선 대통령이 직접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정책 실무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형식으로 ‘현장행정’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손수 샌드위치를 건네는 등 파격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모두 발언을 통해 ‘머슴론’과 ‘아침형 정부’필요성을 제기하며 참석 공무원들이 아파할 만한 지적을 거침없이 하기도 했다.

그는 우선 “공직자는 서번트(Servant·머슴)다. 하지만 말은 머슴이라고 하면서 국민에게 머슴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주인인 국민보다 앞서 일어나는 게 머슴의 할일이며,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선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내가 기업에 있을 때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세계경쟁이 심해져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는 위기에 빠졌을 때는 전 간부들이 어떻게 하면 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기술개발을 할지 잠을 못 잤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일자리 없고 힘들어 할 때 공직자들도 과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일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기업은 잘못되면 부도가 나고, 직원들에게 봉급을 못준다. 서민이 어려워하고 일자리가 없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우리 공직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일하는가. 국민들이 힘들어도 여러분은 봉급이 나간다. 1조원이 들어갈 사업에 2조, 3조가 들어가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 불안해 할 사람도 없다. 이런 정신으로 세계가 경쟁하는 속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나”며 ‘뼈있는 말’을 쏟아내자 좌중이 한때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는 “여기 계신 1급 이상의 공직자들은 오랜 업무에 숙달돼 있고 나름의 능력과 경륜도 갖췄다”며 “경륜은 참고만 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 발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국민이 아파하는 것을 여러분이 체감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있는 정책을 만든다”며 현장을 강조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