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8일 예정된 한나라당 영남공천 심사를 앞두고 ‘물갈이’ 비율이 얼마나 될지 정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가 영남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선 후폭풍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현재 15%대에 머물고 있는 현역의원의 물갈이 비율을 지난 17대 총선때의 42.8%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다름아닌 이곳 영남지역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게 당안팎의 관측이다. 통합민주당발(發) ‘개혁공천’ 돌풍도 한나라당의 영남 물갈이 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친이·친박 물갈이 예외없다 = 한나라당은 7일 재선의 이원복(인천 남동을) 의원을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친(親)이명박 인사로 분류된다. 이 의원의 탈락으로 현역 지역구 의원 가운데 공천탈락한 친이·친박 의원의 비율은 3대 3으로 수가 같다. 친이측 탈락 인사는 이 의원을 비롯, 이재창(경기 파주)·고희선(경기 화성) 의원 등이다. 친박측에서는 이규택(경기 이천·여주)·한선교(경기 용인 수지)·이진구(충남 아산)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또 65세이상 고령 3선 중진의원도 이규택(67·4선) 이재창(72·3선) 의원으로 친이·친박 의원이 각각 1명씩 포함됐다.

◆ 영남괴담 현실화되나 = 공심위가 친이·친박 비율을 정확히 일치시키는 게 영남지역 공천심사를 앞둔 물갈이 정지작업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이·친박 누구든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영남권 68석 가운데 61석을 석권하고 있다. 특히 18명에 달하는 3선이상 다선 의원 상당수가 탈락될 것이라는 ‘40% 물갈이론’이 나돈다.

또 현역 의원들 가운데 대구·경북 7~8명, 부산·울산·경남 12~13명 등 20명 이상이 교체될 것이라는 ‘살생부’까지 떠돈다. 이에 대해 친박측 인사들은 “친이와 친박 의원 비율이 3대1 가량 되는데 탈락비율을 1대 1로 맞춘다 는게 과연 공정한 처사냐”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친이 성향의 한 의원은 “숫자로 보면 친이측이 더 날아갔다. 화났다고 표적공천이니 뭐니 정치적으로 떠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5차 공천내정자로 ◆인천 = ▲박상은(중·동·옹진) ▲윤상현(남을) ▲조전혁(남동을) ▲구본철(부평을) ▲이상권(계양을) ▲이학재(서·강화갑) ◆경기 = ▲정미경(수원권선) ▲허숭(안산 단원갑) ▲박순자(안산 단원을) ▲손범규(고양 덕양갑) ▲최순식(오산) ▲함진규(시흥갑) ▲김왕규(시흥을) ◆강원 = ▲정인억(동해·삼척) ▲김택기(태백·영월·평창·정선) ◆충북 = ▲ 김병일(청주 흥덕갑) ▲송태영(청주 흥덕을) 등 17명을 추가확정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